운동이 숙면에 좋다는 사실은 기본 상식이다. 운동의 효과는 신체건강과 수면의 질 증진 등 자세하게 나열하자면 100가지도 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항상 해왔다. 우울증, 조울증 등 정신질환 개선과 학습능력 제고까지 가능한 만병통치약이 운동인데, 이런 두뇌 관련된 효과는 아직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많다.
최근에 우연히 신문기사를 보니 수면의 질에는 유산소 운동보다는 근력운동이 더 좋다는 내용이 있어 한번 정리해보고자 한다.
수면의 질 개선에는 근력운동이 유산소보다 더 효과적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연구결과인데, 실험 참가자들을 유산소운동, 근력운동, 유산소와 근력 병행운동, 비운동그룹으로 나눠서 1년간 주 3회, 회당 60분씩 운동을 하는 방식으로 실험을 했다.
수면 시간
수면시간은 근력운동이 40분, 유산소운동은 23분 증가했다. 병행운동은 17분 증가했지만 아무런 운동도 하지 않은 대조군 그룹도 15분 증가하여 사실상 별 차이가 없었다.
수면 효율
수면 효율이란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 중 실제 수면 시간의 비율을 말하는데, 근력운동과 병행운동 그룹이 좋은 효과를 보임. 유산소운동 그룹은 개선효과가 없었음.
수면 잠복기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인 수면 잠복기는 근력운동 그룹만 3분 감소
수면 효율, 수면 잠복기가 수면의 질을 결정하는데, 결과적으로 근력운동이 가장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연구결과이다.
동일한 연구결과를 다룬 다른 기사를 보면, 근력 운동이 세포 성장을 자극해 신체의 테스토스테론과 성장 호르몬 수치를 높이는데 이 두 호르몬이 깊은 수면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근력 운동을 하며 파열되었던 근육의 미세한 조직들이 밤중에 회복하기 위해 뇌에 강한 신호를 보내면서 깊은 숙면이 유발된다는 것이다.
과거 다른 신문기사를 보면 낮은 강도의 유산소 운동이 숙면에 도움된다는 내용이 많은데 이와는 조금은 다른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연구의 실험 대상자들이 아주 멀쩡한(?) 사람들은 아니다. 과체중이나 비만, 또는 고혈압을 앓고 있는 성인이 대상이다.
만약에 정상 체중에 지병이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운동은 잠에 들기 2시간 전에 끝내는 것이 좋다
’21년 10월의 위 기사를 보면 잠자기 2시간 전에는 운동을 끝내면 잠에 드는 시간이 짧아지고 수면시간은 길어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고, 반대로 2시간 이내에 잠을 청할 경우에는 정 반대의 부정적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기사에서는 숙면을 위해서는 30분에서 1시간 정도의 자전거 운동을 고강도로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두 기사 내용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공통적인 부분은 충분히 피로를 느낄 수 있도록 고강도로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단, 자기 직전에 너무 심한 고강도 운동은 오히려 숙면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건 우리가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부분이다.
정기적인 운동은 무조건 수면에 도움이 된다
상기한 연구결과의 세부적인 부분은 맹신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큰 내용만 숙지하면 된다. 실험이라는 것이 시기나 조건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오고, 실험 결과는 추후 다른 연구를 통해 반박되거나 수정되는 경우는 허다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헬스장에 다니기 시작 한 이후로는(근력운동 위주) 수면시간이 길어졌다. 젊은 분들은 자는 시간이 길어진 것이 뭐가 좋은 거냐라고 물어볼 수 있는데 40대가 넘어가면 노인들이 왜 잠이 없는지 점점 깨닫게 된다. 즉, 오래 자고 싶어도 못자는 경우가 허다하다.
수면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은 단순히 육체적 건강 뿐만 아니라 인지능력 제고나 사고율 감소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준다.
근력운동이든 유산소운동이든 정기적으로, 그리고 충분한 고강도로 실시하여 많은 열량을 소모해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저런 연구결과도 뭐 새로울 것이 하나도 없다. 왜냐하면 몸이 피곤하면 잠이 오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진화생물학적으로 봤을 때도 우리 조상들은 현대인들이 헬스장에서 1~2시간 운동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고강도 육체노동의 연속이었을 것이 분명하다.
건강하게 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백년, 수천년, 수만년 전의 인류가 살았던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다. 많이 걷고, 빨리 자고 빨리 일어나는 것처럼 말이다.
아, 마지막으로 주의할 점은 음주한 날은 물론이거니와 음주한 다음날도 운동은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 간이 알콜과 운동으로 발생한 피로물질 해독에 너무 많은 부하가 걸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강도 운동을 한 날 밤에 음주를 하면 수면시간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난다. 10시간 넘게 잔 적도 있다. 운동으로 인한 피로와 음주로 인한 피로가 모두 쌓여서 6~7시간 수면으로는 일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 이 부분도 반드시 염두해둬야 한다.
결국 음주를 자주 하게 되면 운동도 못하게 되는 악순환이 된다는 점을 명심하자.